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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귀궁〉 리뷰] 사람의 욕망을 감싸는 건 귀신인가, 역사인가

by 서사원님 2025. 6. 13.

귀궁 포스터입니다.

 

 

✅ 서론

SBS 금토드라마 **〈귀궁〉**은 단순한 퇴마물이 아니다.
이 작품은 이무기 ‘강철’, 무녀 ‘여리’, 왕실의 권력 암투, 그리고 맹인 술사 풍산이 얽힌
한국형 퓨전 판타지 시대극으로,
그 안에는 전통 민속 신앙, 불교적 사상, 조선 시대 정치구조,
그리고 장애인의 사회적 위치까지 교차하는 복합 서사가 자리한다.
〈귀궁〉은 판타지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각 인물의 정체성에 역사적 맥락과 사회 구조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담는다.
이무기와 무녀의 로맨스를 중심축으로 구성된 줄거리 속에서
우리는 왕권을 둘러싼 탐욕, 맹인 점술가가 권력을 휘두르는 구조,
그리고 역사의 어둠 속에 사라졌던 이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의 욕망이고,
사랑보다 절절한 것은 지켜야 할 이름이다.
〈귀궁〉은 그 깊이를 전통이라는 토양에서 끌어올린다.
지금부터, 이 드라마가 왜 단순한 퇴마극을 넘어선 ‘작은 한국사’로 읽힐 수 있는지
그 서사를 함께 따라가 본다.


🎬 드라마 개요

〈귀궁〉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복합 구조의 드라마다.

  • 강철(김영광): 천년 묵은 이무기. 인간을 증오했지만, 여리를 통해 마음을 변화시킨다.
  • 여리(김지연): 무녀의 피를 이어받았으나 애체장인을 자처하며 다른 삶을 살려 한다.
  • 윤갑(육성재): 서얼 출신의 검서관. 여리를 데려오다 음모에 휘말려 죽고, 강철이 빙의.

이야기는 왕실의 적장자 원자에게 악귀 팔척귀가 씌면서 본격화된다.
왕실 내부 권력자들은 왕의 적자 혈통을 끊기 위해
팔척귀를 불러 원자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민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맹청의 도상수 풍산(김상호)**이며,
그는 눈이 먼 술사이자 귀신을 조종하는 퇴마사로 궁중을 장악한다.

이제 여리는 윤갑(강철)과 함께,
귀신과 권력, 사랑과 복수, 인간과 신령의 세계 사이를 오가며
팔척귀와 최후의 싸움을 준비한다.


🧠 핵심 비평 포인트 – 단순한 퇴마극이 아니다

1. 퓨전 판타지의 한국적 재해석

〈귀궁〉은 전통 퇴마물과 현대 판타지를 결합한 **‘퓨전 판타지 시대극’**이다.
귀신과 신선, 이무기와 무녀, 음사(陰祀)와 구병시식(불교의 퇴마의식),
모든 요소가 조선 후기 정치와 신앙, 신분제와 얽히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고 재구성한다.

등장하는 설정도 한국 전통 문화에 기반한다:

  • 팔척귀: 팔척장신의 강력한 원귀. 역사 속 원한의 상징
  • 애체: 조선 시대 안경. 경귀석으로 귀신을 쫓는 도구
  • 야광주 / 여의주: 이무기가 지닌 신비의 보물. 퇴마 의식의 핵심

2. 맹청과 풍산 – 시각장애인의 역사적 복원

풍산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그는 조선 후기에 실재했던 시각장애인 조직 **맹청(盲廳)**의 도상수로 설정된다.
이 인물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시각장애인이
권력과 어떻게 결탁하거나 이용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드라마는 시각장애인의 문화사, 직업 구조, 불평등한 사회적 위치
풍산이라는 인물에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 풍산은 대비를 조종하고, 권력자에게 귀신을 씌운다.
  • 그는 단지 점쟁이가 아니라, 구조를 장악하는 시각장애인 권력자다.
  • 동시에, 그가 맹청의 최후를 대표하는 설정은 역사적 비극을 함축한다.

3. 여리 – 무녀와 장인의 경계에서 주체로 성장하다

여리는 단순한 주인공이 아니다.

  • 무녀가 될 운명을 거부하고 ‘애체장인’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
  • 사랑하는 윤갑을 살리기 위해 강철을 몸주신으로 받아들인다
  • 결국 퇴마의 중심이자, 운명을 스스로 설계하는 주체적 여성으로 완성된다

이 캐릭터는 **전통적인 무녀 이미지(수동적·희생적 여성)**에서 벗어나
현대적 의미의 ‘자기 삶을 선택하는 여성’으로 재해석된다.


💬 시청자 반응 요약

플랫폼주요 반응 키워드요약
SBS 공식 페이지 “너무 한국적이라 더 무섭고 좋다”, “풍산 캐릭터 진짜 소름” 설정 몰입도와 캐릭터 반응 매우 긍정적
유튜브·네이버TV 댓글 “CG보다 스토리 힘이 더 강함”, “여리 연기 진짜 간절함 느껴짐” 연기력 + 감정선에 대한 호평 다수
중드 팬 + 역사 커뮤니티 “애체나 맹청 같은 디테일이 대박”, “한국 전통 퇴마물 진화형” 역사 고증과 전통 요소에 대한 관심 확산
 

✅ 결론 –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의 이야기였다

〈귀궁〉은 귀신 이야기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실상은 한국 사회의 구조, 역사, 장애인의 삶, 여성의 선택, 권력의 욕망을 그린 이야기다.
귀신은 단지 드라마의 도구였고,
진짜 싸움은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악령이 되는가에 있었다.

강철과 윤갑, 여리와 풍산, 왕과 팔척귀,
모든 인물은 선과 악, 인간과 신령, 권력과 고통 사이에서 분열되고 충돌하며
서로의 거울로 기능한다.

〈귀궁〉은 한국 퓨전 드라마의 정점이라 할 수 있으며,
한국 고유의 미신·무속·불교·왕실 문화와 현대적 인간 감정을 유기적으로 엮어낸 드문 작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장애인과 여성이라는 역사적 소수자들의 위치를 이야기 속 중심에 둠으로써
‘역사 속 보이지 않던 존재들’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감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