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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오징어 게임 시즌 2》 리뷰] 반복된 지옥, 그러나 인간성은 아직 살아 있다

by 서사원님 2025. 6. 10.

오징어게임 시즈2의 내용을 이끌고가는 등장인물들의 살아남기위한 처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서론

2021년,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돌아왔다.
시즌 1이 남긴 충격은 단순한 생존 게임의 외피를 넘어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냉혹함과 인간성의 붕괴를 고발한 강렬한 메시지로 오래도록 기억되었다. 그리고 2024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이전보다 더 깊어진 질문을 던진다.
"누가 이 게임을 설계했고, 왜 우리는 계속 이 시스템 안에 갇히는가?"

이번 시즌은 반복되는 게임 구조에 대한 피로감과 익숙해진 잔혹함이라는 한계를 안고 시작했다. 한 명만 살아남는 룰, 익숙한 포맷, 자극의 한계는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시즌 2가 흥미로운 이유는, 성기훈의 변화, 프런트맨의 정체, 새로운 인물들의 다층적 사연, 그리고 게임 외부의 시스템 해체 시도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황동혁 감독은 단순한 서바이벌이 아닌, **"이 구조를 어떻게 흔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메타적인 질문을 전면에 배치하며, 이야기의 방향을 내면과 구조 비판 쪽으로 진화시켰다.
이번 시즌이 보여주는 핵심은, 폭력보다 관계, 죽음보다 인간성, 게임보다 시스템이다.

 

🔍 본론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시즌 1의 충격을 계승하면서, 반복과 확장을 동시에 시도한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서 주목할 주요 서사적 장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1. 성기훈의 전환 ― 참가자에서 추적자로, 새로운 ‘내적 서사’의 시작

시즌 1에서 성기훈은 단순히 살아남아야 하는 개인이었다. 그는 도박 중독자이자, 가장으로서의 책임조차 방기한 인물로 등장했다. 하지만 시즌 2에서 그는 시스템을 해체하려는 능동적 주체로 변화한다.
그는 더 이상 ‘게임’이라는 설정에 수동적으로 휘말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게임을 만드는 사람, 감추는 사람, 묵인하는 사람을 추적하며 직접 대결하려는 ‘행위하는 인간’이 된다.
이는 고전적 영웅 서사에서의 2차 전환 지점과 유사하다.
이제 그의 목표는 생존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반복되는 비극을 막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시즌 2의 성기훈은 단순한 생존자가 아닌, 윤리적 사명감을 지닌 인물로 격상된다.
이 변화는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자기 구원에서 타인 구원으로 옮겨 놓는다.


2. **프론트맨의 정체 ― 적인가 거울인가?

상징으로서의 '프론트맨'은 시즌 2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재구성된다.
그는 단순한 관리자나 감시자가 아니라, 한때 이 게임의 ‘우승자’였던 인물이다.
즉, 그는 성기훈이 그 길을 따라간다면 도달할 수 있는 미래의 초상이기도 하다.

프론트맨은 시스템을 알고 있고, 한때는 그 구조에 반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철저히 그 체제를 유지하는 자로 변모했다.
그의 존재는 성기훈과의 철학적 대비 구도를 형성한다.
성기훈이 시스템을 거부하고 무너뜨리려 한다면,
프런트맨은 그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라고 믿는다.

이는 단순한 ‘선 vs 악’의 대립이 아니다.
이 구도는 이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는 정말 악의에서인가, 아니면 두려움과 냉소에서 비롯된 건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청자는 어느새 이런 생각을 품게 된다.
"프론트맨은 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


3. 새로운 참가자들 ― 사회의 축소판이 된 게임장

시즌 2는 더 다양한 캐릭터 군상을 통해 사회적 논점을 확장한다.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며,
각자의 캐릭터는 저마다 다른 사회적 배경과 생존 조건을 안고 게임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인물은 해고된 플랫폼 노동자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인물은 전직 공무원, 실패한 창업자, 혹은 반이민 정서에 희생된 이주민일 수도 있다.
이러한 배경 설정은 단순한 감정 이입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쉽게 개인을 낙오자로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장치다.

문제는 이 다양한 인물들이 서사의 분산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물이 많아질수록 각자의 서사가 충분히 발현되지 않으면,
관객은 특정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동시에 이 다양성은 시즌 2가 단순히 게임물이 아닌 사회극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러 계층의 인물들이 생존이라는 동일한 조건 아래 처절하게 경쟁하는 모습은,
우리 현실이 얼마나 불평등한 출발선 속에서 평등을 가장한 게임을 벌이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4. 게임의 변화 ― 단순한 죽음의 놀이가 아닌, 윤리적 실험

시즌 1에서는 "죽을 수도 있는 놀이"라는 충격 자체가 게임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러나 시즌 2는 더 이상 ‘피로서 자극을 주는 방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게임 안에 집단 심리와 선택의 윤리를 실험하는 장치를 도입한다.
대표적인 것이 **‘OX 투표 시스템’**이다.

이 투표는 단순히 맞히면 살고 틀리면 죽는 방식이 아니라,
"너는 이 선택을 옳다고 믿는가?",
"이 집단은 어느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집단 도덕 실험의 형태를 취한다.
이는 단지 생존 기술을 겨루는 게임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윤리를 시험당하는 구조로 게임을 재편한 것이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 2에서 게임을 더 지능화하고 심리전 중심으로 변화시켰으며,
이를 통해 단순한 폭력이 아닌 사회적 잔혹함의 구조적 본질을 더 깊게 드러내고 있다.


📌 정리 포인트

항목핵심 메시지
성기훈 생존자에서 시스템 파괴자로. 윤리적 영웅의 재정의
프론트맨 과거의 승자가 오늘의 억압자. 시스템이 인간을 어떻게 길들이는가
참가자들 다층적 계층, 다양한 현실의 상징. 게임은 사회의 축소판
게임 구조 단순 자극에서 윤리적 실험으로 진화. 시청자도 선택을 고민하게 만듦

💡 결론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표면적으로는 시즌 1과 유사한 게임의 반복처럼 보인다. 여전히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남으며, 거대한 상금은 단 한 명에게만 돌아간다.
그러나 이 반복은 단순한 복제가 아니다. 오히려 반복이라는 피로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질문을 던질 것인가에 집중된 시도다.
그 중심에는 성기훈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더 이상 자신만을 위한 생존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 겪은 지옥을 기억하며, 그 시스템을 허물기 위해 되돌아온 인간이다.
그의 선택은 승자이자 패자의 길이며, 개인에서 구조로 시선을 확장한 윤리적 존재로의 진화다.

그리고 프런트맨이라는 인물은 단지 ‘악역’이 아니다. 그는 한때는 생존자였지만, 지금은 시스템의 유지자다.
그의 존재는 묻는다.
"너도 결국 이 구조에 길들여지지 않았느냐?"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이냐?"
성기훈과 프론트맨의 대비는 단지 이야기의 긴장감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그들은 현실의 우리를 상징하는 두 얼굴이다.
무기력하게 적응하거나, 끝까지 저항하거나.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이 둘 중 어떤 선택이 더 인간적인가를 묻는다.

시즌 2의 진정한 핵심은 결국 인간성이다.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뒤에도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가를 묻는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직업, 계층, 신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게임 안에 들어오면 모두 똑같이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격’이며,
승리를 결정짓는 것은 운보다도 내면의 윤리와 연대에 대한 의지다.

또한 시즌 2가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는 이 게임을 유지하는 이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탐색이다.
VIP와 운영자, 후원자, 과거의 우승자들까지.
그들은 단지 악마가 아니다. 그들은 어떤 신념을 가졌고, 어떤 이상을 위해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무엇을 정당화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 점에서 시즌 2는 보다 정치적이고, 철학적이며, 사회구조에 대한 은유가 정밀해진 서사로 발전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말한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현실도 하나의 ‘게임판’ 일 수 있다고.
선택권이 있다고 믿지만, 구조는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그러니 질문해야 한다.
“이 게임은 누가 만들었고, 왜 계속 작동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떤 플레이어로 남을 것인가?”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단순히 시청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이 시리즈는 당신이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선택하게 만드는 질문이자, 거울이다.
지금 이 세계가 더 이상 놀이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가장 씁쓸하고도 강렬한 픽션이자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