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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귀멸의 칼날》 리뷰] 상처에서 태어난 인간다움의 기록

by 서사원님 2025. 6. 8.

무한열차편 귀멸의칼날 포스터이다. 등장인물들의 매력들을 표현한 점이 인상깊다

 

 

✅ 서론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鬼滅の刃)은 일본 내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이끌었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도 사회적 현상을 일으켰다. 단순한 액션 판타지를 넘어선 이 작품은 가족애, 상실, 용서, 성장, 인간성 회복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담고 있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공감을 이끌었다.
주인공 탄지로는 평범했던 삶을 잃은 뒤, 가족을 죽이고 여동생을 귀신으로 만든 존재와 싸우기 위해 검을 쥐게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복수극이 아니다. 《귀멸의 칼날》은 복수를 넘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악마조차 동정하는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다.
귀신과의 처절한 전투는 외적인 갈등이지만, 진짜 싸움은 주인공이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한 내면의 전투다. 이 작품은 피로 얼룩진 전투의 연속 속에서도 선과 악의 경계를 명확히 그리지 않으며, 모든 인물에게 서사를 부여한다.
그 덕분에 《귀멸의 칼날》은 단순한 만화가 아니라, 상처받은 존재들의 회복 서사이자,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철학적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 본론

1. “상처를 짊어진 자의 성장 이야기”

탄지로는 가족을 잃고, 여동생 네즈코를 지키기 위해 귀살대에 들어간다. 그는 귀신을 증오하지 않으려 애쓰며, 싸움 속에서도 상대의 비극을 공감한다.
이러한 캐릭터의 태도는 단순한 정의감이 아니라, 상실을 경험한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은 이해다. 그는 적을 처단하면서도 그들이 과거에 받았던 상처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 공감력은 오히려 칼날보다 더 날카롭고 진실되다.
작품은 “악마조차 한때는 인간이었다”는 메시지를 통해, 악이란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말한다. 그리고 탄지로는 누군가를 심판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선택을 반복한다.
이러한 서사는 현대 사회에서 상처 입은 자들이 어떻게 치유와 용서를 배워가는가에 대한 은유적 치유극으로 읽힌다.

2. “폭력과 슬픔의 균형, 정제된 감정의 미학”

《귀멸의 칼날》은 전투 장면이 매우 화려하고, 스펙터클하다. 하지만 그 싸움은 결코 쾌락적인 액션에 머무르지 않는다.
매 전투 후에는 슬픔과 후회, 상실의 감정이 따라오며, 때로는 승리가 쓰라린 후유증을 남긴다. 특히 귀살대의 전사들 또한 각자의 트라우마와 아픔을 안고 싸우기 때문에, ‘영웅’의 이미지보다는 ‘상처 입은 인간’의 얼굴이 먼저 보인다.
그 속에서 시청자는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폭력 뒤에 남은 고요한 슬픔에 감정 이입하게 된다.

3. “선과 악의 모호함, 그리고 용서”

이 작품의 진정한 힘은 ‘무잔’이라는 절대 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적 캐릭터에게도 입체적인 서사와 과거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대부분 사회로부터 버려졌거나, 사랑받지 못했거나, 병들어 있었다. 결국 귀신이 된 이유는 절망에서 비롯된 인간적인 슬픔이다.
《귀멸의 칼날》은 그러한 적들의 최후를 단죄로만 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귀신들은 마지막 순간,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눈물로 퇴장한다. 그 순간, 독자는 그들을 미워하기보다는 짙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
이는 단순한 권선징악 서사가 아니라, 상처를 치유하는 공감과 용서의 드라마라는 의미다.


💡 결론

시대를 초월한 공감이란, 기술보다 감정에서 나온다. 2019년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鬼滅の刃)》은 화려한 작화와 전투 장면으로 주목받았지만, 그 진짜 힘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있다.
주인공 탄지로는 가족을 몰살당한 비극을 겪고, 귀신이 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귀살대가 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복수극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이야기로 진화한다.
《귀멸의 칼날》은 “귀신도 한때는 인간이었다”는 명제를 중심에 놓고, 악당을 미워하는 것이 아닌, 이해하려는 태도를 강조한다. 적과 싸우면서도 그들의 상처와 사연에 눈물 흘리는 주인공을 통해, 이 이야기는 관객에게 묻는다. "복수보다 더 어려운 것이, 상대를 이해하는 일이 아닐까?"
현대 사회의 공감 결핍, 증오의 순환, 단정적인 이분법을 넘어서려는 《귀멸의 칼날》의 서사는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결국 《귀멸의 칼날》은 괴물을 죽이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은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 안에서 인간을 다시 발견하려는 이야기다.
전투 후마다 등장하는 적의 회상, 귀신의 과거, 슬픔 어린 눈빛은 악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파편을 수습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탄지로는 칼을 들되 증오하지 않고, 싸우되 상대를 저주하지 않는다.
그가 지키고자 한 것은 단지 가족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감정 그 자체다.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결국 우리가 모두 상처 입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지고, 어두운 감정에 잠식되며, 때로는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귀멸의 칼날》은 그런 우리에게 말한다. “그래도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그리고 그 가능성 하나만으로도, 이 이야기는 오래도록 기억될 자격이 있다.